2026년 6월의 셋째 주 / 3rd Week of June 2026

 날이 덥다. 아직 33도 넘어가는 그런 더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충분히 사람을 지치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든다. 애매하게 더워서 에어컨도 켤까 말까 엄청 고민했던 날씨. 결국 나중에 켜긴 했는데, 정말 안 켜고 버티려니 아무것도 하기 싫고 집중도 안 되고 우울해지더라. 쥐꼬리 월급쟁이가 집안의 가장이 되니 모든 게 조심스러워진다. 사실 조심하는 거 치고는 지출이 크긴 하지만. -_-;


요즘 기분이 많이 가라앉는다. 꼭 날씨 때문만은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곳이 없다. 물론 원래 내 성격이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기보다는 혼자 스스로 해 나가는 쪽이긴 하지만, 그래서 한 번 그 일에 지치면 그냥 손을 놔 버린다는 게 문제... -_-; 인복이 없어 고민이 많은 요즘,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고 있다. 물론 자주 연락하는 친구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한달에 한 번 정도 연락하거나 만나는 정도? 정말 사람도 안 만나고 말도 별로 안 해서 이러다가 말하는 걸 잊어버리지나 않을런지(?)... 사람들 많은 데 가면 너무 심하게 기가 빨리고...
이전에는 그래도 야구 보는 즐거움이라도 있었는데, 올해는 역대 최악의 성적에 내가 좋아했던 Mets의 몇몇 프랜차이즈 선수들도 다 다른 팀에 보내져 버렸고 (게다가 다른 팀 가서 더 잘 하고 있음 ㅋㅋ) 이 최악의 경영진이 잘 한다고 데려온 선수들도 이 팀에 적응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원래 여기가 저주받은 팀인지... 요즘 나는 Mets의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기가 너무 부끄럽다. 뭐 Dodgers나 Yankees 같은 팀들은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그냥 패션으로 모자 쓰는 사람들이 많아서 별 상관없지만 - 게다가 그 두 팀은 올해 성적이 좋다. 솔직히 올해 성적이 형편없는 Red Sox도 패션 쪽으로 여겨지긴 하고, Mets보다 더 엉망인 Giants는 그래도 이정후가 있어서 괜찮긴 함... Mets가 문제. 위의 구단주와 경영진부터 시작해서 선수들까지 죄다... 그렇게 그나마 야구 덕분에 하루하루 버틸 수 있었는데 올해는 야구도 나에게서 에너지를 빼앗아간다. 나는 그렇게 하루하루 아무 의미 없는 삶을 사는 느낌이다. ㅠㅠ


가족들과 시골에 다녀왔다. 어릴 때 딱 한 번 가 봐서 기억이 안 나는 곳인데, 여기서 최근에 말로만 듣던(!) 하얀 고양이를 만났다. 게다가 실물로는 처음 보는 오드아이! 왼쪽 눈은 노란색, 오른쪽 눈은 파란색인 이 고양이의 목에는 목줄 자국이 선명하다. 전해 듣기로는 답답해 보였는지 최근 동네의 누군가가 목줄을 잘라주었다고 한다. 사람들을 별로 경계하지도 않고 목줄도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동네 사람이 아닌 누군가가 버리고 간 것 같다고... ㅠㅠ
개냥이로 보이던 이 녀석은 정말 엄청 울어댔다. 왜 고양이 소리 때문에 귀따갑다고 하셨는지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내게는 귀가 따갑다기보다는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 고양이 느낌이 있었고, 나도 같이 냐옹~하고 대답해 줬다. ㅋㅋ
흰 고양이이고 주인이 있던 고양이 같은데 버려져서 길냥이가 되어서인지 털은 꼬질꼬질했다. 근데 너무 말라서 안쓰러웠다. 길냥이를 집고양이로 만들지 말라는 주변의 잔소리도 있었지만, 안쓰러워서 몰래 그나마 털이 덜 지저분한 하얀 부분은 살짝 토닥토닥해 줬는데, 그래서인지 가끔 내 옆에서 나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내가 이 동네에 살았다면 입양해서 키우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마당냥이로 데리고 지내긴 할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이 동네 분들은 다들 고양이를 싫어하지만 너무 마른 몸도 안쓰럽고 고양이가 있어야 쥐도 없고 뱀도 없을 거라며 밥은 챙겨주신다. 뭔가 동네가 보살펴 주는 고양이 같은 느낌도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 냥이를 귀여워하지는 않고, 밥을 주면서도 내쫓으려는 것 같은 느낌? ㅎㅎ 그런 이중성(?!)이 더 신기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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